서 론
발효는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발효기술은 상하기 쉬운 식품을 보존하는 최초의 수단이고, 소화율을 높이는 약의 원천 중 하나이며, 생체 이용률을 높이는 중요한 촉진제이자, 음식의 맛을 더 좋게 만드는 중요한 기술이 되었다(McGovern et al., 2017). 발효식품의 예로는 치즈, 요구르트, 빵 반죽, 김치, 된장, 간장, 피쉬소스, 포도주, 맥주, 콤부차 등이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모든 문화권에서 요리 유산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 발효식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발효 기술과 제품들이 독자적으로 개발되었다. 발효는 식량의 보존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주로 사용이 되었기에, 역사적으로 발효를 이용하지 않고 부족 국가 수준을 넘어서는 문명은 없었으며, 현대에 이르러 발효기술은 의약품 제조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다(McGovern et al., 2004, Hussain et al., 2016, McGovern et al., 2017). 대표적인 예로 Pseudomonas denitrificans의 호기성 대사를 통해 비타민 B12를 생산하여 악성 빈혈을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되는 등 발효 기술은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고, 이미 존재하는 치료제를 개산하는데 핵심적인 기술이 되었다 Uchida & Miyoshi, 2013). 의약품 제조뿐만 아니라 발효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전통적인 건강 증진 방법이며, 장수를 누리게 하는 방법 중 하나인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규칙적인 발효식품 섭취는 면역체계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위장건강,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같은 질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eeba et al., 2021;Petrova et al., 2021;Dimidi et al., 2019;Sanders, 2008;Olivares et al., 2006). 이러한 여러가지 이유로 오늘날 발효는 미생물 작용을 통해 유익한 화합물을 생산하고 영양소의 생체 접근성을 개선하는 기술로서 인정받고 있다.
최근 많은 연구자들이 해조류가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해조류에는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알칼로이드, 탄닌, 불포화 지방산 등 여러가지 다양한 생리 활성 화합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항산화 및 항염증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Pal et al., 2014;Panzella and Napolitano, 2017). 이러한 해조류의 생리활성 성분은 우리의 건강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원으로서 환경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 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조류에는 비타민, 섬유질 및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어 영양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해조류의 다당류는 장에 유익하지만 섬유질과 달리 칼로리가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Ale and Meyer, 2013;Pereira, 2018).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해조류는 기능성 식품 제조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약리학 및 의학적 응용 분야에도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물질로는 홍조류에서 추출한 한천(agar)과 카라기난(carrageenan), 갈조류에서 추출한 알긴산(alginate)이 있으며, 특히, 한천은 사탕, 냉동식품, 과일주스 등과 같은 식품에도 이용되지만, 생물학적 배양 배지에도 이용되고 있다(Pereira, 2018;Torres et al., 2019;Plaza et al., 2009;Pal et al., 2014). 건강기능성 식품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녹조류(Chlorophyta)는 항산화, 항돌연변이, 항응고, 항균 및 항암 작용을 나타내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갈조류에 있는 후코이단(fucoidans)은 합성 항산화제보다 강한 항산화 활성이 있다고 보고되었다(Cho et al., 2011;Choi et al., 2007) 그리고, 이러한 기능성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해조류 발효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주제에 대한 논문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Fig. 1).
발효는 미생물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 유기화합물을 분해하여 유기산류, 알코올류, 이산화탄소 등을 생성하는 과정이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발효는 효모가 포도당을 분해해서 알코올을 생성(예: 맥주, 포도주)하는 알코올 발효와 유산균이 포도당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해서 음식의 풍미를 변화(예: 김치, 치즈, 요구르트) 시키는 젖산 발효가 있다(Johnson et al., 2016;Katz et al., 2012;Terefe et al., 2016). 해조류 발효에는 추출 방법을 개선하여 생리활성 화합물의 추출 수율을 높이는 방법, 미생물 대사를 이용해 화합물의 생리활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유용한 미생물의 이차 대사산물을 생산하는 방법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주로 유산균 발효가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Chye et al., 2018;Reboleira et al., 2021).
해조류를 이용한 상업적으로 유용한 발효의 첫번째 단계는 해조류 다당류의 가수분해가 발생하여 당이 풍부하게 생성되는 데, 이 때 가장 풍부한 다당류는 해조류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갈조류에는 라미나린, 일지네이트, 후코이단, 홍조류에는 한천, 카라기난, 녹조류에는 전분과 울반이 존재한다. 이러한 당분은 가수분해된 다당류와 함께 해당 작용을 통해 피루베이트로 전환된 다음 알코올 발효를 통해 에탄올과 CO2로 전환되거나, 젖산 발효를 통해 젖산으로 전환된다(Chades et al., 2018;Tajima et al., 2018;Marquez et al., 2015). 이러한 화합물을 이용한 식품 개발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동물사료 분야에서는 이미 해조류 사일리지가 해양 및 육상 가축에 적합한 사료로서 고려되고 있으며, 덴마크 회사 Fermentation Experts에서는 이미 돼지 및 가금류용 사료로 상용화되고 있는 등 식품 분야보다 더욱 발전된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Strauss, 2023).
본 논문에서는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비롯하여 약리 및 의학 분야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는 해조류 발효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 동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발효 기질로서의 해조류
해류, 온도, 광도 변화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는 해조류 성분 구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갈조류의 경우 다당류, 아미노산, 회분 함량 등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Jung et al., 2013). 또한, 발효 억제 효과를 줄 수 있는 해조류의 생리활성 화합물 중 하나인 페놀 화합물은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고되었다(Michalak, 2018). 이러한 해조류의 생리활성 화합물은 젖산 생산에 특화된 유산균의 기질로 활용될 수 있으며(Bulzomi et al., 2012;Shobharani et al., 2013), 홍조류 폐기물에서 비료를 생산하기 위해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와 효모 균주가 사용되거나, 양식산업에서 대체 사료 개발을 위해 Undaria pinnatifida (Phaeophyceae)의 발효를 이용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Martelli et al., 2020). 따라서, 해조류가 발효의 기질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해조류 종류별, 해조류 성분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1. 해조류 종류별 발효 기질로서의 잠재력
1.1. 녹조류(Green Seaweeds)
발효 기질로서 해조류의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그 중 하나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Ulva sp. (갈파래, Chlorophyta) 엽상체를 cellulase와 함께 17개월 동안 배양한 결과 발효 산물이 발견되었으며, 발효된 Ulva의 균주를 조사했을 때 여러가지 유산균 및 효모 균주가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추후에 소량의 cellulase (1% w/v)를 첨가하면 해조류의 다당류 분해에 도움이 되며, 5%까지 소금을 첨가하는 것도 발효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Uchida and Miyoshi, 2013).
1.2. 홍조류(Red Seaweeds)
가장 많이 재배되는 홍조류 중 하나는 Kappaphycus alvarezzi (엘크혼 바다이끼)이다(Cai et al., 2021). 연구에 따르면, K. alvarezzi 는 장내미생물 생장에 도움을 주는 물질로 잘 알려진 prebiotic 성분인 inulin (fermentable fiber)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bifidobacterium의 생장을 증가시키고, 전반적인 short chain fatty acids 생산을 증가시키는 등 bifidobacteria의 생장에 도움을 주는 물질인 bifidogenic factor로서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Bajury et al., 2017). 그리고, 식용 홍조류 중 하나인 Palmaria palmata (덜스)는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cellulose 성분의 일종인 자일란(xylan)이 풍부하여 단단한 세포벽을 이루기 때문에 단백질의 소화율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었다(Fleurence, 1999;Hesseltine and Wang, 1967;Lordan et al., 2011)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Trichoderma pseudokoningii 균주를 이용하여 덜스를 발효시켰을 때, 6시간 후 65.5%의 casein 소화율을 보였다. 따라서, 발효는 홍조류의 단백질 가용성을 높이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Marrion et al., 2003).
1.3. 갈조류(Brown Seaweeds)
연구자들은 6월에 채취한 신선한 다시마를 유산균 중 하나인 Lactobacillus plantarum으로 발효한 결과, 짠맛과 바다 특유의 향, 다시마 특유의 미끈거림은 줄이고, 부드러움은 증가시킨 제품을 얻을 수 있었으며, 발효 과정을 통하여 해조류 단백질 함량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두 가지 독성 금속(Cd 및 Hg)의 수준과 나트륨 함량을 낮추어 제품의 미네랄 성분을 개선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다(Bulzomi et al., 2012). 또 다른 연구진은 Monascus sp.으로 발효시킨 해조류 추출물이 발효를 시키지 않은 대조군보다 페놀, 플라보노이드, 항당뇨 및 항산화 효과가 더 높다고 보고했으며, 또한, 발효 추출물은 DNA를 보호하고, 장상피세포인 CACO-2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산화 스트레스, 고혈당증, 고지혈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Ścieszka and Klewicka, 2019).
2. 해조류 성분별 발효 기질로서의 잠재력
2.1. 다당류(Polysaccharides)
천연식품으로서, 그리고 발효 기질로서 해조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은 해조류마다 독특한 다당류(예: Carrageenan, Xylan, Fucoidan, Laminarin, Cellulose, Starch, Ulvan 등)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해조류에서 발효를 통해 얻어진 물질들은 식품 및 제약 산업에서 점성을 증가시키는 증점제와 hydrocolloids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다당류 종류에 따라 알코올과 바이오가스 생산에 이용되기도 한다(Holdt & Kraan, 2011) (Table 1).
2.2. 펩타이드(Peptides)
단백질은 해조류에 존재하는 영양소 중 계절적 변동성이 가장 큰 영양소이며, 겨울철에 더 높은 비율을 보인다. 대부분의 해조류 단백질은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 산업에서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다. 갈조류는 leucine, valine, threonine, alanine, glycine, lysine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histidine, cysteine, methionine, tyrosine, tryptophan도 소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다(Holdt & Kraan, 2011). 또한, glutamic acids와 aspartic acids가 갈조류에 고농도로 존재한다. 홍조류에도 거의 모든 필수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러한 아미노산의 대부분은 갈조류와 홍조류에서 free form으로 발견되고 감칠맛을 내는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Munda, 1977;Mæhre et al., 2014;Mouritsen et al., 2019). 감칠 맛을 내는 화합물은 식품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미생물 또는 효소 분해를 통한 단백질 가수분해물은 풍미 강화제로서 사용이 되고 있다(Nasri, 2017). 따라서, 해조류 발효를 통해 단백질 가수분해 과정과 그 산물로서 생리활성 및 풍미 증진 펩타이드가 풍부하게 생산되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3. 페놀(Phenols)
페놀은 식물과 해조류에서 발견되는 유기화합물의 일종으로, 식물이 생장하면서 자연적으로 발생하거나 혹은 환경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생기는 이차 대사산물이다(Naczk & Shahidi, 2006; Philippus et al., 2018). 생의학적으로 페놀계 유기화 합물은 항산화, 항균, 항당뇨, 항염증, 항암 등 다양한 생리활성 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Bulzomi et al., 2012;Plouguerné et al., 2006). 이 화합물이 가지고 있는 항균활성 때문에 식물 혹은 해조류가 발효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다양한 전처리 과정과 적절한 발효 배양을 이용하여 새로운 천연 생리 활성 화합물의 공급원인 해조류를 활용 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Chye et al., 2018;Maneein et al., 2018).
해조류 발효에 이용되는 미생물
1. 박테리아를 이용한 해조류 발효
발효는 포도당, 다당류, 설탕과 같은 탄소 분자가 젖산, 아세트산 및 기타 유기산과 같은 적은 분자량을 가지는 물질로 전환되는 과정이며, 이러한 분자 산화/환원 과정은 특정 미생물에 의해 진행된다. 발효 관련하여 상업적으로 알려진 미생물에는 Lactobacillus, Streptococcus, Leuconostoc, Lactococcus, Pediococcus 속을 포함하는 그람 양성 박테리아 그룹이다 (Yadav et al., 2011;Rezac et al., 2018). 이 중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발효 균주는 유산균(Lactobacillus, LAB)이다. 유산균은 혐기성 발효를 하는 미생물이며, 주요 최종 산물은 젖산이다(Fig. 2).
유산균 발효를 통해 생성된 산성 환경 및 저산소 환경은 유해 박테리아 및 곰팡이의 성장을 방지하기 때문에 식품 방부제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유기산, 플라보노이드, 유리 아미노산들로 인해 독특한 질감과 풍미가 생기는데, 이를 이용하여, 초콜릿과 과자를 만드는데 이용되기도 한다(Krishna et al., 2018;Wee et al., 2006;Pederson and Albury, 1969;Pérez-Díaz et al., 2017;Gupta and Abu-Ghannam, 2012). 또한, 발표식품을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의 발병을 줄일 수 있고, 염증성 장 질환 증상을 완화할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었다(Chen et al., 2014;Eussen et al., 2016;Soedamah-Muthu et al., 2013;Tapsell et al., 2015;Lorea Baroja et al., 2007).
해조류의 유산균 발효능은 종마다 다르며, 주로 해조류가 가지고 있는 다당류의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발효 전에 해조류에 열이나 당화 효소 등 적절한 전처리를 하면 발효를 더 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으며(Gupta et al., 2011, 2012), 최근 Yue 등은 Saccharina japonica를 2단계 발효를 통해 생리활성이 강화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였다(Yue et al., 2022).
2. 곰팡이를 이용한 해조류 발효
수천 년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식품을 보존하고 가공하기 위해 발효 기법이 이용되어 왔으며, 된장, 간장, 미림, 청주 등을 발효하는 데 이용되는 균주 중 하나는 사상성 곰팡이인 Aspergillus flavus var. oryzae이다(Shih and Umansky, 2020;Machida et al., 2008). 쌀, 보리 알갱이 등 전분이 많은 기질에서 고형 재배 방법으로 A. flavus var. oryzae 균을 키워 발효된 결과물을 누룩이라고 한다. 누룩은 단맛과 감칠맛을 포함하여 다양한 향미 화합물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아밀라아제, 셀룰라아제, 프로테아제, 리파아제 등 다양한 가수분해 효소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A. flavus var. oryzae는 식품 산업에서 사용되는 주요 곰팡이 종 중 하나에 포함된다(Gomi, 2014). 최근에는 육류, 치즈, 피클 같은 채소 절임 등에도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Johnson, 2016;Redzepi and Zilber, 2018). 또한, 다양한 가수분해 효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조류의 복잡한 세포벽 구조를 분해하는데 효율적일 수 있으며, 갈조류 S. japonica 추출물을 A. flavus var. oryzae와 발효시킨 연구에서는 총 페놀 화합물, 플라보이드, GABA (γ-aminobutyric acid) 같은 생리활성 물질과 항산화 활성이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Bae and Kim, 2010;Rafiquzzaman, Kim, et al., 2015;Rafiquzzaman, Kong, et al., 2015). 또한, 홍조류 Kappaphycus를 이용한 연구 결과에서도 총 아미노산이 증가되었다고 보고되었다(Norakma et al., 2021).
3. 박테리아와 효모의 공배양(symbiotic culture)을 이용한 해조류 발효
박테리아와 효모를 함께 발효시킨 예로 콤부차를 들 수 있다. 콤부차는 차(茶)를 기본으로 약간의 탄산이 들어간 발효 음료이며, 항산화 및 프로바이오틱스 특성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artínez Leal et al., 2018; Vına et al., 2013). 최근 건강 증진 제품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콤부차 음료 시장이 매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Alterman, 2021). 전통적인 발효 과정에서는 콤부차를 달게 달인 차에 활성 콤부차를 다시 넣고 살아있는 SCOBY (Symbiotic culture of bacteria and yeast)를 첨가한다.
전통적인 콤부차와 해조류 콤부차의 총 페놀 함량을 비교한 결과, 해조류 콤부차에서 대조군에 비해 훨씬 높은 페놀 함량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페놀이 풍부한 갈조류를 이용하여, 해조 류에 포함된 생리 활성 화합물이 풍부한 프로바이오틱 음료를 생산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두 번째 발효 단계에서 꽃, 생강, 과일 등 다양한 향을 첨가할 수 있으며, 발표 후 최종산물인 해초 고형물은 다른 식품이나 사료에 추가로 사용될 수 있다(Jayabalan et al., 2014;Villarreal-Soto et al., 2018).
해조류 발효의 활용
1. 건강기능성 식품 및 사료
건강 기능성 식품에 있어서 균형 잡힌 영양성분과 소화가 잘 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해조류를 발효 식품 제조에 이용하면, 발효식품의 건강상의 이점과 해조류의 유익한 생리활성 물질 두 가지 장점이 결합되어 영양가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Ścieszka et al., 2019) 유당 불내증과 비건 채식의 확산으로 유제품이 함유되지 않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영양 공급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조류와 유산균 발효를 통한 프로바이오틱스, 유당이 없는 제품 개발 등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 그 예로 Gracilaria sp.와 Gelidium sp. (Rhodophyta, 홍조식물)에서 항산화 활성과 GABA (γ-aminobutyric acid) 함량을 높인 Agarophyte 발효 추출물이 기능성 음료로 개발되었다(Dewi et al., 2020;Hayisama-ae et al., 2014;Prachyakij et al., 2008). 우유에 다양한 녹조류, 홍조류, 갈조류 등의 추출물을 첨가 후 유산균을 이용하여 발효시킨 유제품도 개발되었다(Del Olmo et al., 2019).
유제품과 더불어, 해조류 발효를 이용한 응용 분야는 간장과 같은 소스류 개발 분야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Pyropia (Rhodophyta, 홍조식물)와 같은 해조류를 이용한 글루텐 프리 대체품이 제시되기도 했으며(Uchida et al., 2017, 2019), Brochu (2018)는 항산화물질과 페놀 성분이 풍부한 A. esculenta와 S. latissima 를 이용하여 서양식 김치의 한 종류인 sauerkraut를 만들었다.
건강기능성 식품 외에 가축의 사료 개발 분야에서도 해조류 발효 분야가 연구되고 있다. 요오드와 같은 미네랄을 사육동물에게 공급하기 위해 해조류가 분말 형태로 사료에 첨가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해조류 발효제품은 아직 이용되고 있지 않으나, U. pinnatifida를 이용하여 만든 발효 제품을 닭의 사료에 보충한 결과, 육류의 수분유지, 성장촉진, 지질대사 활성 등의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따라서, 축산 사료로서 해조류 발효 제품에 대한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 한다.
Marine silage (MS, 해양 사일리지) 또한 주목해야 할 분야 이다. Ecklonia sp. (Phaeophyta, 갈조류)를 발효하여 만든 MS를 iridovirus에 감염된 참돔에 10% w/w으로 첨가한 사료를 먹였을 때, MS가 함유된 사료를 먹인 참돔의 생존률이 대조 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Fig. 3).
천연 항고혈압 기능성 식품을 생산하기 위해 해조류 발효를 이용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고혈압 쥐를 대상으로 Sargassum horneri (Phaeophyceae, 갈조류)를 유산균과 발효 후 투여한 결과, ACE (angiotensin-converting-enzyme) 억제 활성이 발효하지 않은 경우 3.6%였으나, 발효 처리한 경우 63.3%로 크게 향상되었음이 확인되었다(Liu et al., 2015;Tamura et al., 2022).
2. 생리활성 화합물 생산 및 추출 수율 향상
생리활성 화합물을 생산하기 위한 해조류 발효는 20년이 넘는 연구기간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용화 전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해조류의 발효를 이용하여 생리활성 화합물을 증가시키는 연구는 진행되고 있다. 갈조류 Eisenia bicyclis를 Cyberlindnera jadinii와 함께 발효시킨 결과 DPPH 라디칼 감소 억제 및 페놀 함량이 증가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며(Eom et al., 2011), 해조류 농축액을 다양한 유산균 및 여러가지 균주(Weissella sp. SH-1, Lactobacillus sp. SH-1, Leuconostoc sp. SH-1, and Streptococcus sp. SH-1)와 발효시킨 결과, 모든 시료에서 항산화능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Lee et al. 2015). 또한, 사상 균류인 Monascus purpureus와 M. kaoliang으로 발효한 S. japonica (다시마)와 Undaria pinnatifida (미역)에서 페놀 함량의 증가, 항산화 및 항당뇨 활성이 보고되었다(Suraiya et al., 2018) (Table 2).
생리활성 화합물 생산과 더불어 천연물 추출에 발효를 이용하려는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다. 미생물에 의한 발효를 통해 세포벽이나 세포막 같은 세포 구조를 변화시키면서 동시에 화합물 변형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추출물 생산을 위한 독성 유기용매 사용을 줄이는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법 중 하나도 대두되고 있다. 그 예로, Pushpamali (2008) 등이 L. catenata에서 발효를 이용하여 항응고 proteoglycan을 분리 정제하였다. 해조류는 페놀 화합물이 풍부한 생물 자원이다. Khosravi와 Razavi (2020) 는 α-amylase, xylanase, β-glycosidase 등을 포함하는 세포벽 분해 효소의 복합물이 발효를 통해 생성되기 때문에 발효가 농업 폐기물에서 폴리페놀을 회수하는 데 유망한 추출 기술 중 하나로 제안하였다.
결 론
해조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조류 발효 기술의 발전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해조류는 새로운 생리 활성 화합물의 중요한 공급원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육상 식물 바이오매스에 비해 개발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나 건강기능성식품, 사료, 제약, 화장품, 에너지 산업에서의 역할이 증가함에 따라 해조류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공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 해조류 화합물 추출에 사용되는 기술은 세포벽 처리의 어려움으로 인해 수율이 낮거나 비용 효율성이 낮거나 독성 유기 용매에 의존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를 통해 해조류로부터 생리활성 펩타이드, 다당류, 가공 페놀 화합물, 효소 및 유기산과 같은 새로운 화합물을 생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입증되었다. 이러한 해조류 발효 제품은 기능성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으며, 해조류의 감칠맛을 향상시켜 소비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해조류 발효는 영양 성분과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개선하여 해양 자원인 해조류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방법이다. 이를 통해 폴리페놀 함량, 항산화 활성, 생리활성 화합물의 생체 이용률을 증가시키고, 해조류의 감칠맛을 개선하여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해조류 발효는 대량의 양식 바이오매스를 보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가공 방법이며, 독성 화학물질을 생략하여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추출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해조류 발효 기술은 대부분의 연구가 아직 진행 중이며, 더 많은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지만, 해조류 산업의 확대와 함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