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돌비늘백합 (Mercenaria mercenaria)은 연체동물문 이매패 강 백합목 백합과에 속하는 대형 이매패류로, 북미 대서양 연안, 특히 미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는 대표적인 패류 자원이다 (Kraeuter and Castagna, 2001). 이 종은 단단한 패각과 안정적인 성장 특성으로 인해 ‘Hard clam’ 혹은 ‘Northern quahog’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북미에서는 오래 전부터 식용과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규모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Loosanoff, 1939;Whetstone et al., 2005). 돌비늘 백합은 환경 내성이 넓어 해양과 기수 환경 모두에서 생존 가능하고, 다양한 수온과 염분 범위에서 서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으로도 양식 잠재력이 높은 종으로 평가된다 (Winkle et al., 1976;Eversole, 1987;Roegner and Mann, 1991). 성체의 크기는 보통 3~7 cm에 달하며, 일부 개체는 15 cm 이상까지 성장하기도 하여 고부가가치 식품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Kraeuter and Castagna, 2001;Rice, 2001).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을 통해 돌비늘백 합이 수입되기 시작하였으며, 국내 시장에서 ‘백생합’ 등의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보급되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돌비늘백합 수입량은 2014년 78톤(0.6억 원)에서 2018년 6,147톤(64억 원), 2022년에는 13,920톤(230억 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러한 수요 증가는 돌비늘백합이 기존 양식 패류에 비해 상품성이 높고, 맛과 크기 면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반영한다. 그러나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는 가격 불안정성을 초래하고 있으며, 시장 확대에 따른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국내 양식 산업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해양수산부의 고시에 따라 돌비늘백합 이식은 축제식 양식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있으나, 향후 국내 갯벌 에서의 자연 양식 가능성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 연안 환경의 변화는 기존 패류 양식 기반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서해안 갯벌을 중심으로 여름철 고수온과 겨울철 저수온의 장기화, 그리고 장마철 집중호우에 따른 저염분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주요 양식종인 바지락(Ruditapes philippinarum)과 백합류의 생산성 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Zeon et al., 2022;박, 2024). 실제로 고수온기에 집단 폐사가 빈번히 발생하고, 저수온기에는 성장 지연 및 면역력 약화가 나타나면서 양식업계의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 또한 염분 급변 현상은 갯벌 생태계 내 패류 다양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패류 자원의 안정성을 위협한다 (Lee et al., 2019;Farhat et al., 2022). 이러한 배경에서 다양한 환경 스트레스에 대응할 수 있는 신품종 패류의 도입과 산업화를 통한 생산 기반 확충이 요구되고 있으며, 돌비늘백합은 이와 같은 조건에 적합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돌비늘백합은 해외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고수온과 광범위한 염도 범위에 대한 내성이 보고되어 왔으나, 이는 주로 원산지 또는 다른 지역의 환경 조건을 반영한 결과였다 (Ansell, 1968; Winkle et al., 1976). 그러나 국내 서해안 갯벌은 한겨울 0℃ 전후의 극저수온, 여름철 30℃ 이상의 장기 고수온, 장마철의 급격한 저염분이라는 특수한 환경적 변동성을 보인다 (Jun et al., 2011;Lee et al., 2019). 따라서 기존 연구 결과만으로는 돌비늘백합이 국내 갯벌 환경에 적합한지 여부를 충분히 평가하기 어렵다. 특히 국내 연안에서 돌비늘백합이 실제로 생존·성장·번식할 수 있는 생물학적 생존한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양식 산업화를 위한 필수적 선행 단계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돌비늘백합을 대상으로 저수온, 고수온, 저염분 조건에서의 생존 한계와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였다. 단순히 생존율만을 분석하는 수준을 넘어, 총 혈구수, 일산화질소 발생량, 식세포율 등 면역학적 지표와 비만도, 소화맹낭 위축도, 체내 탄수화물 함량 등 생리지표를 함께 검토하여 건강도 평가 체계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국내에서 돌비늘백합을 대상으로 수행된 최초의 생리학적 연구로서, 기후변화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양식 패류 자원 확보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또한, 도입종 관리와 국내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도 중요한 정책적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갯벌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양식 기반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료 및 방법
1. 실험설계 및 생물관리
물리적 환경 지표에 대한 생존한계 실내 실험은 우리나라의 계절적 변화에 대한 돌비늘백합의 생존한계를 구명하고자 저수온기 및 고수온기 수온 한계 범위와 장마철 저염분 한계 범위에 대해 조사하였다. 저수온과 고수온기 수온 한계 실험은 순환 인공용승 수조 시스템을 이용하였고, 장마철 저염분 한계 실험은 자체 제작된 순환여과 수조 시스템을 이용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돌비늘백합의 크기는 각장 30~60 mm 범위의 개체를 사용하였으며 (Table 1), 실험 기간 동안 인스턴트 농축 먹이를 건중량의 3%가 되도록 1일 2회 나누어 공급하였다. 저수온기 수온 한계 실험은 동절기 서해안의 일반적인 수온 및 저수온 발령 수온 4℃를 기준으로 2℃ 및 0℃의 수온을 순환 인공용승 수조 시스템에서 실시하였다. 저수온 한계 실험은 2022년 4월에 수행하였다. 고수온기 수온 한계 실험은 하절기 서해안의 고수온 주의보 기준 수온 28℃ 및 축제식 양식장에서의 최고 수온 35℃를 반영하여 30, 33, 36℃를 실험조건 온도로 설정하 였다. 고수온 한계 실험은 2022년 8월에 1차로 수행하였으며, 이후 온도 구간을 33, 34, 35℃로 설정하여 2차 실험을 실시(2022년 9월)하였다. 33℃ 실험구는 두 차례 실험에서 중복되어, 본 연구에서는 2차 실험 결과만을 제시하였다. 또한, 시료 분석 시점은 1차 실험 (2일차, 14일차)과 2차 실험 (7일차, 15일 차)에서 상이하여 33℃ 실험구가 결과에서 제시될 경우 실험 단계 (Exp. 1 또는 Exp. 2)를 표기하였다. 저염분에 대한 서식 한계 실험은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저염분이 발생할 수 있는 염분 농도를 고려하여 염분 5, 10, 15에 대한 서식한계를 조사 하였다. 모든 실험에서는 실험구별 수조당 50개체씩 3반복으로 수용한 뒤, 매일 폐사량을 기록하였다.
2. 누적폐사율 및 반수치사일 산정
실험구 내 집단의 50%가 폐사에 이르는 시간(일)으로 정의되는 반수치사일(50% Lethal Time)과 95% 신뢰구간은 실험 일자별 폐사량 자료를 활용한 Probit 회귀분석(Finney, 1952)으로 산정되었으며, 분석은 SPSS v21.0 (IBM Coperation)에서 수행하였다.
3. 비만도 및 총 탄수화물 함량
돌비늘백합의 비만도는 육질 건중량(tissue dried weight, TDWT)과 패각 건중량(shell dried weight, SDWT)의 비로 나타내었다. 조직 내 총 탄수화물 함량은 동결건조된 뒤 균질화된 조직을 이용하여 Dubois et al. (1956)의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4. 혈구면역력
혈림프액은 23게이지 주사바늘이 장착된 1 mL 주사기를 사용하여 돌비늘백합 폐각근에서 채취하였으며, 채취 즉시 얼음에 보관하여 세포 응집을 최소화하였다. 총혈구수(Total Hemocytes Count, THC) 측정을 위해 돌비늘백합 혈액림프 30 μL를 여과해 수와 혼합한 뒤, SYBR green I (Invitrogen, USA)을 최종농도 10 μM가 되도록 첨가하여 상온 암조건에서 30분간 배양하였다. 고정된 혈구는 유세포분석기(CytoFlex, Beckman Coulter,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으며, SYBR green I으로 염색된 혈구만을 선별한 후 계수하였다. 식세포율 측정을 위해 형광비드(2.0 μm, Polysciences Inc., USA)를 최종농도 2×10⁶ particles/mL 가 되도록 희석된 혈림프액에 첨가한 후 상온 암조건에서 180분간 배양하였다. 식세포 활동을 보이는 혈구의 비율을 전체 혈구에 대한 백분율로 산출하였다. 일산화질소(NO) 발생량은 DAF-FM diacetate (Invitrogen, USA)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5. 통계
모든 통계 분석은 SPSS v21.0 (IBM Coperation)을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분석에 앞서 자료의 정규성과 등분산 여부를 Shapiro-Wilk 검정과 Levene 검정으로 확인하였으나, 대부분 자료가 이를 만족하지 않아 비모수 통계분석법을 적용하였다. 온도 및 염분 처리구간 비교에는 Kruskal-Wallis H 검정을 사용하였고, 유의한 차이가 확인된 경우 Bonferroni 보정을 적용한 Mann-Whitney U 검정을 통해 사후 비교하였다.
결 과
1. 누적폐사율 및 반수치사일(LT50, Lethal Time 50%)
저수온 실험 (0–4℃)에서는 실험 종료 시점까지 모든 처리구에서 15% 미만의 누적폐사율이 기록되었으며, 4℃에서 4.4%로 가장 낮았다 (Fig. 1A). 반수치사일은 모든 실험구에서 누적폐 사율이 50%에 도달하지 않아 정확한 산출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0℃, 2℃, 4℃에서 각각 53.1일, 70.7일, 85.1일로 추정되었다 (Table 2). 저염분 실험 (5–15 psu)의 경우, 실험 종료 시점까지 3.2%의 낮은 누적폐사율을 보인 15 psu 처리구와 달리 5 psu, 10 psu 처리구에서 초기부터 빠른 폐사가 진행되어 누적폐사율 100%에 도달하는 양상을 보였다 (Fig. 1B). 반수치 사일은 5 psu와 10 psu에서 각각 14.1일 (95% CI: 13.3– 15.0), 15.7일 (95% CI: 15.3–16.1)로 나타났다 (Table 2). 고수온 실험에서는 처리구간 누적폐사율 양상이 뚜렷하게 구분되었다 (Fig. 2C). 30℃에서는 실험개시 15일까지 누적폐사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실험 종료 시점에도 생존이 대부분 유지 되었으며, 33℃에서는 개시 13일 이후 점진적인 폐사 증가가 나타나 종료일에는 57.5%까지 상승하였다. 34℃ 처리구 또한 누적폐사율 증가 기울기가 실험 초기에는 완만했으나 개시 10일 이후 급격히 증가하여 실험 종료 시점에는 100%에 도달하였다. 35℃와 36℃ 처리구는 노출 직후부터 빠른 폐사가 시작되어 각각 개시 2일과 8일 후에 누적폐사율 100%에 도달하였다. 이 때 36℃ 처리구의 반수치사일이 0.8일 (95% CI: 0.7–0.9)로 가장 짧게 산출되었다.
2. 비만도 및 총 탄수화물 함량
저수온 실험에서 비만도는 대조구(실험개시일)와 비교했을 때 전반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Fig. 2A), 저염분 실험 또한, 처리구간 비만도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Fig. 2B). 고수온 실험에서는 36% 처리구에서 관찰된 비만도의 유의적 감소현상을 제외하면 처리구 간 비만도 차이는 없었다 (Fig. 3C). 총 탄수화물 함량은 저수온 실험에서는 유의적인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으나 (Fig. 3A), 저염분 실험에서 5 psu 처리구는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Fig 3B). 고수온 실험에서는 33℃에서 단기적으로 증가한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감소하였으며, 3 5℃에서는 7일 이내 급격한 감소가 확인되었다(Fig. 3C).
3. 혈구면역력 변화
저수온 노출 실험에서 총혈구수(THC)는 4℃ 처리구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0℃에서 4℃ 까지 순차적 증가 양상이 확인되었다(Fig. 4A). 반면, 저염분 실험에서 총혈구수는 각 처리구간 유의적인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Fig. 4B). 고수온 실험의 경우, 총혈구수가 실험 개시일에는 4.3×105cells/mL였으나, 실험 개시 7일차에 35℃ 처리구에서 10.5×105cells/mL로 급격한 상승을 보였으며, 개시 15일차까지 모든 처리구에서 지속 증가하여 개시일 대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었다 (Fig. 4C).
저수온 실험에서 혈구 식세포율은 개시일 35.7%에서 4℃ 처리구에서만 46.1%로 유의적 증가를 보인 반면 (Fig. 4D), 저염분 실험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Fig. 4E). 고수온 실험에서 혈구 식세포율은 모든 처리구에서 실험 일수에 따른 유의한 감소를 보여 33℃와 34℃에서 각각 9.9%, 12.0%로 감소하였다 (Fig. 4F).
산화질소발생량은 모든 실험에서 개시일 기준 3,300~3,900 RFU의 범위를 보였다. 저수온 실험에서는 0℃ 처리구에서만 유의적인 증가를 보였으며 (Fig. 4G), 저염분 실험에서는 10–15 psu 처리구에서 유의적 감소를 보였다 (Fig. 4H). 고수온 실험의 경우, 온도와 실험 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산화질소발생량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실험 개시 7일 중 35℃ 처리구와 실험 개시 15일 그룹에서 유의한 증가가 확인되었다 (Fig. 4I).
고 찰
본 연구는 돌비늘백합이 국내 서해안 갯벌의 극한 환경 조건에서 보이는 생존 반응과 생리적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로서, 기후변화 대응 양식 품종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였다.
저수온 내성 측면에서 돌비늘백합은 원산지인 북미 동부 연안과 유사한 극한 환경 적응력을 보였다. 수조실험을 통해 조건을 통제하여 폐사율을 관찰한 이번 연구와 달리 이전 연구에서는 대부분 현장 관찰과 계절변화 추적, 혹은 저수온 단기 노출 후 활동성을 지표로 삼았다. 예를들어, Eversole (1987)은 미국 동부 자연군집에서 0℃ 이하 수온에서 겨울 월동 생존이 가능함을 관찰함으로써 생존 범위를 구명하였으며, Ansell (1968)과 Van Winkle et al. (1976)은 실험실 조건에서 단계별 저수온 노출 실험을 통해 각각 성장과 수관(siphon) 신장 활동을 지표로 돌비늘백합의 생존 가능 수온 범위가 0–30℃임을 제시한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또한 0℃에서 4℃까지의 처리구에서 실험 종료 시점까지 15% 미만의 누적폐사율과 53.1일에서 85.1일의 높은 반수치사일이 기록되어 돌비늘백합이 저수온에 강한 내성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비만도와 총 탄수화물 함량 변화에서는 모든 저수온 처리구에서 실험 초기값과 비교하여 유의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단기간(21일)의 저수온 노출이 개체의 전반적인 체중 및 영양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의미한다. 기존 연구에서도 Ansell (1968) 및 Roegner와 Mann (1991)은 Chesapeake Bay 자연집단에서 겨울철 저수온기 동안 성체의 중량 변화가 미미함을 보고하였으며, 10℃ 이하에서 성장이 정지되면서 에너지 소비가 현저히 감소함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돌비늘백합이 저온 조건에서 대사율을 낮춰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적응 전략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본 연구 결과도 이러한 에너지 보존 기작이 효과적으로 작동함을 뒷받침한다. 혈구 면역력 변화에서는 흥미로운 양상이 관찰되었다. 특히 4℃ 처리구에서 총혈구수와 식세포율이 유의적으로 증가한 것은 적정 저온 조건에서 면역 활성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저온 스트레스가 초기에는 면역계를 자극하여 방어기제를 활성화하는 적응 반응으로 볼 수 있다. 산화질소 발생량 또한 0℃ 처리구에서만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극저온에서 산화 스트레스 반응이 촉발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면역 반응 패턴은 다른 이매패류 연구에서도 유사하게 보고되고 있다. Farhat et al. (2022)의 최근 연구에서도 저온 스트레스 조건에서 면역 관련 유전자 발현이 증가함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저온 적응 과정에서 hemocyte 활성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였다.
저염분 내성에서 돌비늘백합은 기존 문헌 결과와 비교하여 상당한 적응력을 보였으나, 동시에 명확한 생존 한계가 확인되 었다. 15 psu에서는 높은 생존율을 유지한 반면, 10 psu 이하 에서는 급격한 폐사가 관찰되었다.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돌비 늘백합의 염분 내성 범위를 25 ppt 이상에서 최적, 12-18 ppt 를 최저 생존 한계로 제시하였다. Roegner and Mann (1991) 은 Chesapeake Bay 현장 조사에서 18 ppt 이상에서 개체군이 번성하며, 12 ppt 이하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음을 보고하였 다. 또한 Rice (2001)는 실험실 연구를 종합하여 돌비늘백합 성체가 단기적으로는 12-15 ppt에서 생존 가능하나 장기간 노출 시 생존율이 급격히 저하됨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15 psu까지 안정적 생존이 확인된 것은 기존 보고와 일치하지만, 10 psu 이하에서의 급속한 폐사(14.1-15.7일의 짧은 반수치사 일)는 삼투압 스트레스에 대한 생리적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이번 연구에서 급속한 폐사가 발생한 5 psu 처리구에서 비만도는 소폭 증가한 반면 총 탄수화물은 유의적으로 감소한 현상은 극한 삼투압 스트레스에서 나타나는 복합적인 생리적 변화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 함량 감소는 에너지 저장량 고갈을 의미하므로 비만도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조직 구성 성분의 상대적 변화 관점에서 예외적인 해석이 필요하다. 최근 Podbielski et al. (2022) 연구에 따르면, 담치와 고둥을 포함한 주요 무척추동물이 극한의 저염분에 노출될 경우, 삼투에 따른 세포와 조직 내 수분 함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비만도가 증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도 건 중량 기반 비만도 계산 시, 패각 중량 대비 조직의 상대적 중량이 증가하여 비만도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러한 조직 팽윤에 따른 비만도의 증가는 개체의 건강 상태가 양호 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극심한 생리적 스트레스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해야 한다. 반면, 5 psu 처리구에서 총 탄수화물 함량 감소는 저염분 스트레스 조건에서 에너지 저장량 고갈이 일어남을 의미한다. Zhou et al. (2022)의 연구에서도 저염분 스트레스 시 글루코스, 글리코겐 등 당류 대사에 변화가 일어나며, 특히 극저염 조건에서는 에너지 대사 경로의 재조정이 필요함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돌비늘백합은 15 psu 수준까지는 효과적인 삼투조절을 통해 생존할 수 있으나, 10 psu 이하의 극저염 환경에서는 삼투압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적 한계에 도달하여 생존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국내 서해안의 장마철 저염분 환경(일반적으로 15-20 psu)에서는 생존 가능하나, 극심한 담수 유입 시에는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돌비늘백합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극한의 고수온 노출에 대한 생존 한계에 대한 연구 결과는 산발적으로 존재하며, 연구자에 따라 결과가 상이하다. 예를 들어, Rice (2001)는 돌비늘 백합 성체의 성장은 31℃ 이상에서 중단되며, 장기적으로 30℃ 까지 생존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반면, Roegner and Mann (1991)은 성체의 성장은 34℃ 이상에서 중단되며, 45.2℃ 환경에서의 생존을 기록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30℃에서는 대부분의 개체가 생존을 유지한 반면, 33℃ 이상에서는 급격한 폐사 가 진행되어 36℃에서는 0.8일의 극히 짧은 반수치사일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문헌에서 예측 또는 관찰한 생존 한계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이는 실험 개체군의 차이나 적응 능력의 변이에 기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직접적인 반수치사일 산정을 통해 보다 정량적인 내성 한계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만도 측면에서는 36℃ 처리구에서만 유의적인 감소가 관찰되었으며, 모든 그룹에서 실험 개시일과 차이가 없었다. 반면, 총 탄수화물 함량은 모든 처리구에서 실험 일수가 증가함에 따라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지속적인 고온 노출 시 에너지 저장량 고갈로 인한 감소로 이어짐을 의미하며, Azizan et al. (2023)이 뉴질랜드 초록입홍합 (Perna canaliculus)을 대상으로 수행한 대사체 분석 연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고수온 스트레스가 초기에는 생리적 보상 반응을 유발하지만, 장기간 노출 시에는 에너지 고갈로 인한 생존 확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혈구 면역력 변화에서는 고수온 노출의 복합적 영향이 명확히 드러났다. 총혈구수가 실험 기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은 열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계 활성화 반응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참굴 (Crassostrea gigas)과 지중해담치 (Mytilus galloprovincialis)는 초기 열 노출 시 혈구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바 있다(Rahman et al., 2019;Nardi et al., 2021). 반면, 식세포율은 모든 고온 처리구에서 유의한 감소를 보여 33℃와 34℃에서 각각 9.9%, 12.0%로 감소하였다. 이는 고온으로 인한 혈구면역력 손상을 의미하며, 총혈구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면역 기능은 저하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유사하게 Romano et al. (2022)은 최근 발표한 총설에서 온도 스트레스가 이매패류 식세포율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산화질소 발생량의 지속적 증가는 고온 노출에 따른 산화 스트레스 반응을 반영하며, 특히 35℃ 처리구와 실험 15일차 그룹에서 유의한 증가가 확인된 것은 극한 고온에서 세포 수준의 손상이 누적됨을 보여준다.
본 연구결과는 돌비늘백합의 국내 양식 산업화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돌비늘백합은 저수온 내성이 우수하여 우리나라 서해안의 겨울철 저온 환경(0-4℃)에서도 충분한 생존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양식 패류인 바지락이나 백합 류와 마찬가지로 저온기에도 생존을 유지할 수 있어 국내 도입이 가능함을 의미한다. 둘째, 고수온에 대한 내성 한계가 33-3 4℃ 수준으로 확인되어,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여름철 30℃ 이상의 고수온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적응 능력을 보인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돌비늘백합의 극한 환경 스트레스 반응은 국내 주요 양식 패류인 바지락, 동죽 등과 서식 조위가 상이하여 직접적인 비교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34℃ 기준 반수치사일은 바지락(2.8~3.2일) 및 동죽(7.1일)보다 돌비늘백합(13.1일)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pers. comm.). 이는 돌비늘백합이 기후 위기 대체품종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36℃ 이상에서는 급속한 폐사가 발생하므로 극한 고온기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염분 내성이 15 psu까지 가능하여 장마철 저염분 환경에서도 생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시에도 안정적 생산이 가능함을 의미하나, 태안 황도를 포함한 천수만 지역의 경우 방조제 수문 개방에 따른 급격한 저염분 환경 조성 가능성은 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돌비늘백합이 국내 기후변화 조건에서 대안적 양식 품종으로 활용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였으며, 향후 지속가능한 갯벌 양식업 발전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요 약
돌비늘백합은 저수온(0–4℃)과 중저염분(≥15 psu) 조건에서도 높은 생존율을 유지하며 우수한 환경 내성을 보였다. 반면, 고수온(≥33℃) 및 극저염분(≤10 psu)에서는 급격한 폐사와 면역기능 저하가 확인되어 생리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비만도는 대부분의 처리구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나, 극한 조건에서는 탄수화물 함량이 유의하게 감소하여 에너지 고갈이 나타났다. 본 연구는 돌비늘백합이 국내 연안의 계절적 수온·염분 변동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품종임을 입증하나, 33℃ 이상과 10 psu 이하의 환경에서는 생존 관리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